시사자료

오일 100달러 시대는 오는가

늠내 화랑 2006. 8. 5. 00:54

원제:오일 100달러 시대는 오는가!  펴낸곳:김&정 지은이:김재두)

 

 

1.오일 100달러 시대는 오는가

 

 

-배럴당 100달러 시대,아무도 원치 않지만 온다.(석유1배럴:158.9L)

첫째,가장 가능성이 있는 것은 국가 단위에서 벌어질 수 있는 전략적 구사가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충돌하는 경우이다.지금의  이란사태가 아주 적절한 예가 될 수 있다.  이란은 매장된 자원만으로도 충분하니 어떻게 해서든 핵개발을 하려 들 것이다. 이란과의 에너지 협력에 큰 비중을 두고 있는 중국이나 일본 등 많은 국가도 현 상황이 안정적으로 유지되기를 바랄것이다. 그러나 미국입장으로서는 용인할 수 없는 천부당만부당한 일이다. 유엔안전보장이사회의 회부는 명분 축적에 불과할 것이며,경제 제재라는 수순에서부터 최아의 군사적 옵션 사이에는 몇 가지 단계가 존재한다. 이란의 해외 자산에 대한 동결조치,해상봉쇄를 통한 수출의 실질적 통제,핵시설에 대한 공습,군사력에 의한 체제 전복

둘째,9.11사태 같은 기상천외한 방법으로 석유시설에 대한 테러 발생

셋째,사회변화-사우디아라비아 같은 중요 산유국기 급격한 사회변혁의 소용돌이에 빠지고 그것이 오일 생산의 감소이 이어진다면.(29세 미만의 인구가 전체 75프로에 달하고 청년층 중 최소 20프로 이상이 실업자라는 점, 의회도 없는 비민주적 국가에서 불과 3만 명에 불과한 왕족이 엄청난 국부를 쥐락펴락 한다는 불만감, 무슬림 형제단의 근거지이며 빈 라덴의 고향이라점,국왕의 죽음과 파드 왕세제의 고령에 따른 권력 갈등이 임박한 점 등이 매우 불안정한 상황에 처하게 하고 있음-국제 뉴스의 단골로 예약)

-과거 유가를 보면 미래 유가도 볼 수 있다

과거와 현재의 공통점‘중동 내에서의 갈등, 특히 이란에서 전쟁의 가능성과 상관하여 수급불안을 초래하고 체제 변화와 관련한 석유 무기화 조치가 발동된 것’ 이란은 내부적으로 개혁 성향의 하타미 정권 대신 신정체제를 우선시하는 정권이 선거라는 절차에 의해 집권하였다. 그 정권이 핵개발 의지를 포기하지 않고 있다. 이스라엘은 생존권차원에서 이란에 대한 공습의지를 숨기려 들지 않고 있다. 이란은 지도상에서 사라져야 할 국가로 이스라엘을 지목했다. 이란은 공개적으로 반미연대를 선언한 베네수엘라.볼리비아등과 함께 미국에 대한 석유무기화 정책을 공언했다. 1979년 석유금수조치에 대한 충격파를 완화시켜주었던 사우디아라비아는 이제 전략적 방향타를 미국 대신 중국쪽으로 틀기 시작했다. 유가 안정에 안정판 역할을 했던 잉여생산 능력도 한계에 도달한 지 오래다.왕족들의 사회 장악능력도 매우 취약해진 상태다.

2.팍스 아메리카나 구도 3대 키워드

-고유가를 부채질하는 동맹의 질서 재편

동물들은 짝짓기 계절에 피를 보는 경우가 허다하다. 종족보존에 대한 집념은 본능적이다. 그래서 짝짓기 계절의 동물집단은 후끈 달아오르는 분위기로 가득 찬다. 인간도 법이나 미풍양속에 의해 다소 규제를 받긴 하지만 내면을 들여다보면 밀림의 법칙과 무관하지 않다. 국가도 마찬가지이다. 이념대결이 명확했던 냉전기가 오해 지속되다보니 국가 간의 이합집산이 생소하게 느껴지지만, 긴 역사로 볼 때 국가 역시 짝짓기를 잘해야 생존을 보장 받을 수 있는 시기가 훨씬 더 길다. 국가 간의 짝짓기란 곧 동맹재편의 시대가 도래했음을 뜻한다. 지금 우리는 그 동맹 재편의 시대에 살고 있다. 지구촌이 후끈 달아오르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고유가는 에너지 안보와 대테러 전쟁이라는 연결고리에 의해 국제사회가 달아오르는 현상 중의 하나이다. 그중에서 가장 열기가 치열한 곳이 유라시아이다. 이런 시각을 미래로 돌려보면, 역설적으로 지금 너무나 당연시하는 지정학적 풍경이 바뀔 수 도 있다는 개연성을 암시하고 있다.

*먼저 미일동맹이 좋은 시험대가 될 것이다. 냉정하게 따지고 보면 서로에게 가장 아픈 기억을 남긴 미국과 일본이 가장 견고한 동맹의 대명사처럼 인식된다는 것은 어딘지 부자연스럽다. 한마디로 서로 용서할 수 없는 구원(仇怨)관계를 지닌 국가들이 마치 기억상실증으로 사랑의 열병에 빠진 사람들처럼 밀월관계를 과시하고 있는 형국이다. 과연 이런 정략적 결혼이 얼마나 오래 갈 것인가? 9.11테러가 발생하기 전에는 미국 내에서 ‘진주만을 잊지 말자’는 말이 간헐적으로나마 남아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9.11테러 이후 일본의 진주만폭격은 어느새 감쪽같이 잊혀졌고 그 자리는 고이즈미 일본총리와 부시 미국 대통령이 크로포드 목장에서 다정한 포즈를 취한 사진이 차지했다. 이 한 장의 사신이 보여주는 미국과 일본의 밀월시대가 언제까지 지속될지는 사뭇 흥미로운 대목이다.

*이란은 자국의 안전 강화를 위해 미국에 가장 강력한 견제력을 가진 중국.러시아 전략연대와 EU·인도·일본까지 끌어들이는 공세적인 외교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이란은 2003년 기준으로 중국 오일 수입의 14%를 제공했으며, 이 비율은 증가하고 있다. 이란과 중국은 조만간 1,000억 달러에 달하는 에너지 장기공급 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는 중국 해외 에너지 도입부분에서 가장 중요한 사항이며 두 국가의 전략적 연계성을 반영하는 조치이다. 이란이 공세적인 외교 전략을 구사할 수 있는 배경에는 :이란 자체의 능력,지정학적 입지 두가지 면이 있다. 이란의 위치는 사우디아라비아·쿠웨이트·이라크·아랍 에미리트 등을 위협할 수 있는데 이들 국가의 생산량 총합은 전세계의 반을 상회한다. 또한 이란의 ‘미래 생산능력 향상 가능성’ 역시 이에 못지않은 중요성을 가지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가 1일 1,000만 배럴로 가장 중요한 국가이기는 하지만 앞으로 더 이상 증산 여력이 남아 있지 않다.  그러나 이란은 현재 1일 400만 배럴에서 적어도 향후 1일 300만 배럴규모의 증산여력은 충분하다고 보며, 이것이 에너지 시장에서 이란의 잠재 가치를 크게 높이는 요인이다. 오일뿐만 아니라 가스 시장에서도 세계 가스의 16%를 차지하고 있어 러시아에 이어 2위인 이란의 입김은 강할 수밖에 없다. 이란의 천연가스 생산을 오일로 환산하면 1일 생산량은 무려 280만 배럴에 달해, 가스 생산량과 합산할 경우 사우디아라비아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현재 이란은 가스 생산을 극도로 자제하는 중이다. 이런 사정이다보니 중국과 유럽뿐만 아니라 미국 기업들 역시 이란의 가스와 오일 개발에 군침을 흘리고 있다. 오죽했으면 미국 에너지 기업들이 ‘카스피해 지역의 오일을 안정되고 우호적인 이란을 통해 미국이 영향력을 쥐고 있는 페르시아만으로 빼내오는 구도’를 가장 이상적인 상태로 설정해서 백악관에 압력을 가하겠는가?

-세계패권, 그 핵심은 유라시아·에너지·테러

동맹 재편을 촉발하고 상대적 힘의 격차를 느끼게 하는 구체적인 실체는 무엇일까? 수많은 변수 중에서 가장 큰 비중을 가지는 변수는 어느 지역에서 어떤 형태로 나타날 것인가?모든 분야중에서 패권구도를 결정짓는 가장 핵심적인 결정 요인은 바로 유라시아에서 벌어지는 대테러 전쟁가 에너지 전쟁의 복합게임이다. 현재 미국뿐만 아니라 지구촌 전체가 공동의 화두로 관련이 되어 있는 대테러 전쟁과 에너지 전쟁의 양상은 크게 유라시아의 내륙라인과 아시아 전체를 포함하는 해양 라인으로 대별할 수 있다.

*유라시아 내륙라인- 동유럽과 북카프카즈3국, 그리고 중앙아시아를 따라 그려지는 유라시아의 내륙라인은 동맹재편의 가장 대표적인 격전장이다. 이곳은 향후 미국이 초강국 지위를 보장받을 수 있느냐를 결정지을 외부적 요인의 대표적인 변수이다. 이 지역의 동맹정책이 어디로 기우는가에 따라 미국의 지위와 현재 부상하는 아시아권의 세력판도가 큰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으로서는 중국·러시아의 아시아 진출을 감소시키는 내륙봉쇄선 성격이 강하며,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20여 객 국가가 동맹국·자원의 공급지·테러전·민주주의 확산등 중요 분야에서 가치를 지니다. 이들 국가가 시민혁명을 통해 친미정책을 견지할 경우 미국의 초강국 지위는 상당 기간 연장됨과 동시에 더욱 견고한 위치를 구축할 토대를 확보할 수 있다. 특히 아프가니스탄을 중심으로 한 중앙아시아 지역은 이슬람 원리주의자들의 근거지 중의 하나로 중국과 러시아 역시 동맹지역으로 만들기 위해 심혈을 기울이는 지역이다. 에너지 관점에서도 이 지역은 미래 지구촌의 중요한 공급지이자 유럽과 인도양, 아시아로 뻗어나가는 교통로 역할을 동시에 하고 있다.

*동남아 해양라인-동남아 해양 라인에 대한 미국의 군사협력 강화는 특히 2004년 봄에 집중적으로 나타났는데,2004년 3월에는 콜린 파월 당시 미 국무장관이 파키스탄을 비나토 동맹국으로 지정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파키스탄이 바나토 동맹국 지위를 부여받으면 미국으로부터 미국산 무기를 구매할 수 있고, 우선권도 갖게된다. 그러나 불과 2년 후인 2006년 3월 미국은 인도를 끌어안기 위해“파키스탄은 인도와 다르다”는 한마디를 던지게 된다.2004년 4월에는 아로요 필리핀 대통령이 주간 라디오 연설을 통해 미국과 필리핀 간의 합동군사훈련과 군사교류 강화가 스프래틀리 군도를 중국으로부터 방어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2004년 5월에는 미군1만3500여명과 태국군6000여 명이 참가하는 연례 합도군사훈련‘코브라 골드04’가 실시되었다. 코브라 골드 04훈련은  미군이 참가하는 태평양 지역 최대 규모 군사훈련 중의 하나로 2004년도 훈련에는 싱가포르와 몽골,그리고 필리핀도 소규모 대표단을  참여시켰다.  <--> 이러한 내륙과 해양의 포위 전략에 대하여 중국·러시아의 진출 구도는 그물망을 도처에서  뚫고 해양으로 진출하는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 중앙아시아에 대한 중국의 상하이협력기구 주도와 러시아의 군사기지 추가 구축도 이러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가장 가시적인 것은 중국의 미얀마·파키스탄·이란 등에 대한 다각적인 노력을 들 수 있다. 중국은 미얀마의 대코코아일랜드,스코코아일랜드 등에 항구 건설을 적극 지원하면서, 미얀마와 중국 서남부 지역을 연결하는 내륙 수송망을 구축하고 있다.

<-->러시아는 ‘몰락한 군사대국’에서 ‘떠오르는 에너지 초강대국’으로서 자신에 찬 행보를 하고 있다. ‘2020 러시아 에너지전략’을 보면 지구촌에서 러시아의 영향력 강화와 위상 제고를 위해 석유와 가스 자원을 주요 수단으로 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세계 천연가스 매장량의 1/3을 확보하고 있고 석유산업이 전체 수출의 27%에 달하니 무리는 아니다. 중요한 점은 푸틴 정부가 앞으로 에너지 전략무기화 과정에서 직접 조정자 역할을 하겠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는 점이다.2004년 12월9일 유코스 자회사인 유간스크네프트가스 지운 76.8%를 바이칼 파이낸스그룹이 93억5000만달러에 매입하고 러시아 로즈네프츠사가 바이칼의 지분을 100프로 매입하는 과정에서 중국은 60억 달러를 선불 지급하는 대신 석유의 장기 공급을 보장받았다.  인도 역시 20억 달러를 제공함으로써 흔히 거론되는 러시아-중국-인도로 이어지는 국가 간 전략연대의 좋은 예를 보여주고 있다.

*유라시아를 중심으로 현재 숨 가쁘게 진행되는 전략적 힘겨루기는 진행되는 판도의 결과에 따라 미국의 초강국 지위를 유지하는 결정적 토대가 확보되느냐, 아니면 현재와 같은1강2약(미국,중국,러시아)의 구도에 머물 것인가를 좌우하는 결정적 변수가 될 것이다. 이러한 패권 경쟁의 구도 설정에 따라 동맹 재편의 양상은 확연한 차이가 나게 된다. 베네수엘라가 중국과 에너지 동맹협정을 맺고, 이란·사우디아라비아가 러시아·중국 등과 함께 무기와 에너지를 교환하는 형태의 협정을 체결하는 일련의 큰 변화는 크게 보아 유라시아의 한판 승부와 밀접한 관련을 가지고 있다. 심지어 아프리카에서 나타나는 중국의 필사적인 전방위적 영향력확대 노력도 따지고 보면 유라시아에서 벌어지는 미국의 압박에 대한 비대칭적 노력의 일환으로 해석할 수 있다.

-중앙아시아는 미래의 고유가 진원지

중앙아시아는 현재까지는 유가의 불안정을 촉발시키는 요인이 아니라 중동의 불안정을 상쇄시키는 지역으로 인식되어 왔다.비록 민주화 열기로 선거 혁명이 지나가기는 했지만 석유 생산에 차질을 초래하는 폭력성이 심하게 나타나지는 않았다. 그러나 현재 진행되는 양상을 살펴보면 그리멀지 않은 미래에 이 지역이 상당히 불안정한 지역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무르익어 가고 있다.지금 유가 급등을 논할 때 중동이나 나이지리아 정세 불안이라는 요인이 종종 등장하는데 이 자리를 중앙아시아가 차지할 가능성을 살펴 볼 필요가 있다.중앙아시아는 지리적으로 카스피해 동쪽에서 위치한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투르크메니스탄,타지기스탄,키르기스스탄 등 5개국을 가리키지만 역사적으로는 아프카니스탄과 중국신장지방까지를 포함하는 것으로 인식되어왔다. 그중 카스피해 서쪽에 위치한 그루지야·아르메니아·아제르바이잔은 카프카스 지방으로 분류된다. 즈비그뉴 브레진스키는 중앙아시아 5국과 카프카스3국을 전략적 화약고로 발전할 수 있다는 의미에서 ‘유라시아 발칸’으로 이름 지었다. 중앙아시아는 러시아·터키·이란·중국·인도·파키스탄과 같은 유라시아의 주요국가들과 인접해 있는데 왼쪽의 카스피해3국과 이어보며 유럽에서 중동,그리고 아래쪽으로는 남아시아 및 동아시아와 연결되는 정중앙에 버티고 앉아 있는 형국을 띠고 있다. 최근 이 지역에 대한 미국의 군사전략이 좁게는 중국 포위,크게는 러시아를 포함한 유라시아 포위 전략으로 나타남에 따른 치열한 경쟁 양상이 관심을 끌고 있다. 관심의 대상이 될 수 밖에 없는 이유로는 전략적 중요성과 에너지 자원이 꼽혀왔다.

3.테러전은 고유가 현상을 증폭시키고 있다.

-대테러 전쟁과 에너지 전쟁은 동전의 양면

미국은 2006년2월‘QDR 2005'를 통해 테러와의 전쟁을 ‘기나긴 전쟁’으로 규정하였다. 테러와의 전쟁을 위해 우호적 국가들을 통합시켜야 한다는 뜻을 분명히 함으로써 미래의 동맹은NATO나UN같은 기구보다 뜻을 같이하는 ‘의지의 동맹’이 더 중요하다는 입장을 공식화한 셈이다. 부시 대통령이 캔자스 주립대에서 “도청 허용은 미국 국민을 테러 공격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역설하던 1월23일, 사우디아라비아와 중국의 정상들은 에너지 협력에 관한 포괄적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있었다. 새로운 에너지동맹이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두 나라는 이미 무기 도입과 군사협력분야에서도 상당한 우호관계를 구축해왔다. 대테러 전쟁과 에너지 전쟁은 표면적으로는 서로 다른 의미이지만 본질적으로는 깊은 연계성이 있다. 테러와의 전쟁은 미국의 국가전략적 성격이 강하며 ‘미래 위협의 억제와 제거’라는 목표가 있다. 정치 및 군사 차원에서 국가 이익을 위협하는 대상 제거라는 관점에서 보면 대테러 전쟁이라는 규정이 가능하다. 그러나 위협받는 국가 이익이 무엇인가라는 관점에서 보면 에너지 전쟁이 두드러지게 부상하고 있다.문제는 오일과 천연가스가 집중된 지역이 대테러전 대상지역과 중복된다는 사실이다. 이 지역 국가들은 대부분이 동맹관계의 재설정,인권이나 민주화 측면에서 급격한 국내 변화, 미국 군사기지의 설치 등 변화의 과정에 있다는 공통점을 안고 있다. 이들 국가의 전략적 기로를 어떤 방향으로 잡게 할 것인가라는 점은 미국의 고민이자 국제질서 재편의 핵심이다. 결과에 따라 대테러 전쟁에서 ‘의지의 동맹’이 다르게 그려질 수 있으며 타협할 수 없는 에너지 동맹이 형성되면 고유가 현상은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한편 대테러전이란 이름 하에 치러진 이라크전쟁 이후 많은 난제에도 불구하고 이라크 오일에 대한 서방자본의 접근이 가능해졌다는 점은 명백한 큰 변화이다. 고유가 현상에의한 오일머니가 자원 강국으로 유입되고 막대한 자금이 군사력 강화로 이어지는 순환 고리 때문에 최근의 동맹관계는 자원협력과 군사협력이 병행되는 특징을 나타내고 있다. 중국과 사우디아라비아의 전략연대는 좋은 예이다. 미국의 중동교두보였던 사우디아라비아의 전략연대는  좋은 예이다. 미국의 중동 교두보였던 사우디아라비아가 미국의 위협인 중국과 에너지 동맹관계를 구축한 것은 향후 미국이 중국에 대해 인권과 민주화의 잣대를 더 엄하게 들이대는 변화를 초래할 것이다. 이란·이라크·북한 등 ‘악의 축’국가 구상과정을 보면 오해를 피하기 위해 북한은 나중에 추가되었다는 정황을 엿볼 수 있다. 여기에서 오해의 실첸즌 북한을 제외한 나머지 국가들을 볼 때 ‘에너지 강국이면서 대량살상 무기의 확보 의지가 있는 반미 성향의 국가’라는 공통점을 두드러지게 한다는 데 있다.  테러집단의 경우 주요한 자금조달의 원천은 크게 마약 유통과 반미 이슬람 산유국의 지원으로 이뤄져 있다. 테러공격의 대상들 중 에너지 관련 시설이야말로 국제적 파장이 가장 크고 깊을 개연성을 지닌다. 기본적으로 대테러 전쟁은 ‘확보해야 할 이익을 위협하는 국가 및 집단의 제거’에 그 뿌리를 두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에너지는 위협 받을 수 있는 비중있는 실체 중의 하나인 것이다.

-대형 테러는 유가 폭등을 초래

향후 발생 가능한 새로운 테러 양상이나 유가의 폭등 상황을 이야기할 때 통상 석유 수송로의 봉쇄나 중요 석유시설에 대한 대형 테러가 잘 등장한다. 예를 들어 호르무즈해협이나 말라카 해협이 봉쇄·전쟁·핵 테러 등 다양한 원인에 의해 사용이 불가능해지는 것이다. 석유시설에 대한 공격 중 대표적으로 지목 받는 곳이 사우디아라비아의 압 카이크 지역이다. 단순한 파이프라인 파손과 달리 탈황시설의 파괴는 주변 지역을 빠르고 심각하게 오염시킴으로서 석유공급이 장기간 중단되기 때문이다. 불과 2~3년 전까지만 해도 이런 이야기들은 상상하기 싫은 최악의 시나리오로서만 존재하였다. 그러나 그 가능성은 서서히 시나리오의 범주를 벗아나 현실 주변을 어른거리기 시작하고 있다.

4.에너지 전쟁으로 더욱 불붙는 바다

-해상 수송로 주도권과 미·중 갈등

2005년 언론에 보도된 한 장의 지도를 놓고 보면 유라시아 남단에서 벌어지는 미국과 중국의 힘겨루기를 쉽게 알 수 있다. 그중에서도 급증하는 중국의 해외 군사기지 추세 현상은 그동안 미국이 배타적으로 행사해온 페르시아만-말라카해협-동북아시아로 이어지는 해상 수송로의 통제권에 변화가 올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미국의 포위 전략이 강화될수록 중국의 탈출구가 신속하게 확대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중국은 파키스탄과 미얀마, 방글라데시에 해외 군사기지를 확보하였다.방글라데시의 치타공 항구는 현재 건설 중에 있다. 특히 중국이 미얀마 정부로부터 장기임차한 것으로 알려진 대코아리랜드와 소코코아일랜드 기지,랑군기지는 중국 서남부와 인도양을 직접 통하게 하는 새로운 전략적 거점이란 점에서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중국이 확보한 항구들은 평상시에는 친디아 경제권 형성에 따른 중국 관문 역할에서 의미가 있지만 해상 수송로 지배권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 중국의 해군 활동 영역이 유라시아 남단을 둘러싸고 내륙과 연결된 일종의 거미집구조를 완성했다는 점은 향후 다양한 국가 이익이 충돌할 때 쉽게 군사적 긴장상태로 들어 갈 수 있음을 보여준다. 2005년말에 개항된 과다르항은 건설비용의 80%를 중국이 부담했고 그에 상응하는 항구의 자유 이용권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라비아해의 꼭지점에 있는 이 항구는 현재 중국이 군함의 출입을 스스로 자제하고 통신시설만 운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필요시 언제든지 해군기지로 사용이 가능한 상태이다. 호르무즈해협에서 400킬로 떨어진 이 항구는 석유를 포함한 세계 해상 운송의 목줄을 쥘 수 있는 전략적 중요성 때문에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미얀마의 경우 항구도 중요하지만 중국 내륙에서 미얀마해안으로 이어지는 철도와 도로 연결을 중국이 전적으로 지원했다는 점에서 가히 중국의 태평양 진출구라고 할 수 있다. 2003년 이후 새로이 확보된 거점으로는 현재 건설중인 방글라데시의 치타공 항구가 있다.  2005년12월1일, 인도 코친 인근에서 중국과 인도의 해상연합훈련이 실시됐다 페르시아만에서 말라키해협함으로 이어지는 해상 수송로 상에서 벌어진 중국 해군 최초의 훈련이며 상대방이 인도라는 점이 중요하다. 한마디로 미 7함대가 배타적 보호권을 장악중인 안방에서 미국이 그토록 공을 들이는 인도와 함께 중국 해군력의 시위가 벌어진 셈이다. 지도를 놓고 보면 인도의 젖꼭지에 해당하는 항구를 중국과 미국중 누가 사용할 수 있는가에 따라 국제질서의 명암이 엇갈릴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인도는 중국과 함께 이란의 천연가스를 파이프라인으로 확보하는 문제에 큰 비중을 두고 있다. 이란과의 핵 협력문제도 미국이 초미의 관심을 가지고 견제하는 부분이다. 여기에서 한걸음 나아가 해군 협력이 벌어지고 있으니 군사기지만큼은 필사적으로 막아야 하고 인도를 동맹국으로 품어야하는 미국으로서는 조급할 수 밖에 없다. 중국과 인도가 해상훈련을 함께 한 코친 지역은 매우 민감한 꼭지에 해당된다. 국제질서 속에서도 이 지역은 지금 가장 러브콜을 많이 받는 민감한 곳이다. 미국기업연구소의 토머스 도널리 상임연구원이 제시한 ‘빅4동맹론’을 들수있다.부시 미 대통령의 최근 동맹정책은 미국·영국·일본·인도를 축으로 한 ‘빅4동맹’의 출현을 예고하는 것이라는 내용이다. 인도가 빅4동맹으로 남을지, 흔들리는 세력의 시계추로 나갈지는 미지수지만 W자형 앞가슴의 왼쪽꼭지를 누가 사용할 수 잇는가는 중요한 관심사로 남을 듯하다.

5.미국 펜타곤이 그린 새로운 세계지도와 에너지

-왜 미국을 초강국이라 하는가

2003년에 브루스 버코위츠 박사가 [전쟁의 새로운 얼굴]이라는 저서에서 세계의 군사력을 비교하면서 7500억달러,3800억 달러,3.2%라는 세 개의 숫자를 강조했다. 7500억 달러는 2003년 세계모든 국가의 국방비를 합한 누계이며, 3800억 달러는 그해 미국의 국방비이다. 2004년 국방예산이 4013억 달러이고 추경예산으로 충당되는 이라크나 아프가니스탄에 사용한 875억 달러까지 포함하면 거의 5000억 달러에 달한다. 이것이 오늘날 우리가 살고 있는 국제 사회에서 군사력의 현주소다.미국의 군사력을 최강으로 꼽는 보다 근본적 원인은 한 세대를 앞서가는 기술력과 전 세계에서 흘리는 피와 땀의 결과이다. 21세기 들어 미국 국방 예산에서 나타나는 가장 큰 특징가운데 하나는 연구개발비의 급증인데 획득예산의 71%에 달한다. 획득예산과 연구개발비를 합한 규모는 전체 예산의 30%를 상회하는데, 이는 바로 ‘미래의 우위를 현재 확보’하는 확실한 방법이다. 무형적인 요소도 눈여겨봐야 할 부분이다. 현대전을 정보전이라 할 때 흔히 인공위성이나 지휘통제 시스템을 거론하지만 인간의 능력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시행하고 있는 FAO(Foreign Area Officer)프로그램을 통해 매년 100명 이상의 각 지역 전문 장교들이 배출되는데, 이들이 지속적으로 흡인하는 정보는 수많은 미국 유학생들이 토해 놓고 가는 정보와는 또 다른 가치를 지니고 있다. 정책구사 능력도 눈에 보이지 않는 강점인데, 국방부의 대외정책을 담당하는 정책차관실의 인력 규모가 700명에 달하고 필요에 따라 해당 분야의 전문가들이 유연하게 개입하고 있는 점도 유형 자산을 더욱 효과적으로 사용하는 기반이다. 이러한 유무형의 자산을 떠받치는 힘은 땀과 눈물을 마다하지 않는 풍토에서 나온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풍부한 전투경험을 축적한 나라가 미국이다.

-에너지 수급질서를 위한 미국의 정치군사적 접근

미국은 여전히 신뢰할 만한 대체에너지를 찾지 못한 상황에서 자국 내 원유 생산량이 매년 12%씩 감소되고 있는 현상을 좌시할 수 없었다. 특단의 조치를 취하지 앟으면 정세가 불안한 중동산 원유에만 매달릴 수밖에 없다는 판단 아래 대외적으로 에너지 안보 문제를 무역·외교정책의 최우선과제로 설정하여 중동지역을 대체할 수 있는 에너지 공급원을 확보하는 데에 전력하기 시작하였다. 미국으 두 차례의 ‘테러아의 전쟁’인 아프가니스탄전과 이라크전을 준비하고 치르는 과정에서, 또한 나토의 대폭확대 과정에서 동맹관계를 맺거나 미군 기지를 개설한 국가들로 발트해 연안에서부터 유라시아 대륙의 남부를 가르는 장대한 군사기지의 벨트를 확보하는 데에 성공했다. 이 군사기지 라인은 공교롭게도 전 세계 석유 부존량의 2/3를 차지하고 있는 중동과 카스피해의 기존 파이프라인이나 현재 건설중인 파이프라인의 통과지역과 일치한다. 미국의 유라시아 군사기지 벨트 구축 성공은 향후 국제질서에 막대한 영향을 끼칠 두 가지 사실을 시사해주고 있다.

첫째,미국은 아프가니스탄전과 이라크전을 통해 이제 전략적 요충지인 중앙아시아와 중동, 그리고 카스피해 지역을 직간접적으로 통제할 수 있게 되었으며,그 결과 세계차원의 석유자원에 대한 영향력을 강화할 수 있는 위치에 올라섰다. 실제로 미국은 2003년  가을에 창설된 카스피해 수비대를 한층 더 강화하는 데에 10년간 1억달러를 투입할 계획을 세운 바 있다. 카스피해 수비대의 역량 강화를 위해 우선 아제르바이잔의 수도 바쿠에 고성능 레이더가 설치된 지휘센터를 세우기로 했다. 이 지휘센터가 완공되면 아제르바이잔 정부는 카스피해 해역 상에서의 교통상황을 모니터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카스피해 수비대는 무기 밀매 탐지와 마약 밀수차단의 기능도 담당하게 된다. 미국이 이 지역에서 장기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활주로와 항구 확보에 성공할 경우, 이란에 대한 군사적 압박 기반 중 중요한 난제들은 해결되었다고 보아도 된다.

둘째, 향후 국제질서가 경제안보가 융합된 복합안보 개념에 의해 주도될 것이다.특히 미국은 이라크 전쟁을 수행함에 있어 단기적으로 군사안보상의 목표에 기초한 것으로 보인다. 즉, 단기적으로는 대테러전의 연장을 전쟁목표로 상정하였다면, 정기적인 전략목표는 중동지역의 소폭 질서재편, 중동과 카스피해 에너지 자원에 대한 영향력 강화, 이에 따른 국제 에너지 수급체계의 통제력 확보에 두었다고 할 수 있다. 미국의 해외 기지 변화는 단순한 군사전략 차원의 변화일 수 있으나 고유가의 장기화 현상과도 밀접하게 관련이 있다는 데 주목해야 한다. 오랜 기간 동안 군사력의 손길이 닿기 어려웠던 지역이 이제는 명분과 의지만 갖춰지면 언제든지 군사적 개입을 비교적 용이하게 감행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었다. 과거에 비해 석유시장이 정치 군사적 요인에 쉽게 영향을 입고 유가가 급등하는 것은 에너지 자원의 생산과 정제지역에서 긴장이 일정 수준에 도달하면 군사적 개입이나 무력 충돌로 쉽게 전화 될 수 있는 군사전략 환경 상의 변화가 있었다는 것이다.

6.중국과 인도의 아킬레스건을 쏘아라

-에너지 전쟁과 반미 전략연대의 가동

현재 지구상에서 벌어지고 있는 에너지 확보전의 엔진은 역시 미국일 것이다. 그러나 작용이 있으면 반작용도 있는 법이다.‘반미전략연대’라는 단어는 다소 선동적 요소가 있기는 하나 마땅한 다른 말이 없어 4가지 형태의 반작용을 살펴보기로 한다.

첫째, 중국과 러시아의 전략적 유대관계이다.2005년8월, 중국과 러시아 군은 황해에서 ‘평화의 사명 2055’ 연합군사훈련을 실시하였다. 50년 만에 최대의 연합훈련이라는 소식에 국제 사회가 주목하는 가운데 푸틴과 후진타오는 양자협력의 수위를 한 단계 더 올리기로 합의하였으며, 상하이협력기구 정상회의 석상에서도 미군의 중앙아시아 철수를 한목소리로 요구한 바 있다. 기본적으로 러시아는 공급자로서 우월적 지위를 지닌다. 다만 오일보다 천연가스 강국의 성격이 더 강하다. 한국에너지 정책에서 중요한 축이 동북아 에너지협력이 중국과 러시아의 전략연대가 강화되면 될수록, 특히 반미 에너지 동맹 색채가 강화될수록 딜레마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특히 중국경제성장의 확대에 따라 경제동맹으로 흡인력이 강해지면서 전통적 안보분야뿐만 아니라 에너지 안보분야에서도 선택을 강요받는 구도가 설정될 가능성이 있다.

둘째,인도의 미래에 관한 것으로, ‘Chindia vs Usindia'라고 압축할 수 있다. 유신디아는 미국이 인도 끌어안기를 성공한 형태이다. 미래의 세계 패권구도를 전망할 때 인도의 향배는 대단히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만일 유일 종강국으로서의 미국의 지위가 약화된다면 1강(미국)가약(아시와와 유럽)간의 3각구도가 될 가능성이 높다.현재 국제질서는 중·러 전략연대와 미·일 동맹축의 중간에 인도와 호주가 위치해 있는 형상을 하고 있다. 인도는 연평균7%대의 경제성장을 위해서 석유가 절대적으로 필요한데, 소비량의 70%를 수입해서 쓰고 있다. 인도는 석유 확보를 위해 이란-파키스탄-인도를 잇는 송유관 건설계획을 강행하고 있다. 따라서 에너지 요인만을 놓고 볼 때 인도는 러시아와의 동맹이 바람직하나 중국과의 경쟁이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셋째, 중국의 중앙아시아 및 남미에 대한 에너지 외교망을 들 수 있다. 2005년 봄에 공사가 개시된 중국과 카자흐스탄간의 파이프라인 공사는 카스피해 지역의 자원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암묵적 갈등을 입증해주고 있다. 한편, 중국의 남미를 향한 에너지 외교 노력 또한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2004년 11월 후진타오 중국 주석은 브라질·아르헨티나, 기타 남미 국가들을 방문해서 1,000억 달러에 달하는 계약에 서명했다. 베네수엘라 차베스 대통령이 12월 중국을 방문했을 때 중국은 베네수엘라 유전에 3억5000만 달러를 투자하기로 합의했고 매달 12만 배럴의 원유를 수입하기로 했다. 다른 한편으로는 브라질은 중국과 11개 항목에 걸쳐 100억 달러에 달하는 에너지와 수송 계약을 했다.

넷째,베네수엘라의‘페트로(Petro-) 아메리카’구상이다. 석유의 무기화를 통한 반미 전선에 적극적인 베네수엘라는 중남미 국가들을 연계하는 페트로 아메리카 협정을 추진할 계획이다.차베스 대통령은 2005년 10월 초,아르헨티나의 한 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베네수엘라는 지정학적 무대에서 행사 할 수 있는 강력한 석유 카드를 지역통합의 이익을 관철할 것이다”라는 의지를 피력하였다. 또한 이미 9월 말, 중남미국가공동체 첫 정상회담에서도 중남이 대륙전체를 포괄하는 에너지 동맹으로 평가되는‘페트로 아메리카’협정 추진을 본격화할 뜻을 밝힌 바 있다.차베스 대통령의 구상이 현재로서는 실현될 가능성이 그다지 커보이지는 않지만, 평소에 베네수엘라가 가진 강력한 ‘석유카드’로써 미국에 대응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최근 선거의 압승, 이란과 중국의 측면 지원을 감안하면 상당 기간 석유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은 높다. 특히 볼리비아에서 모랄레스 정권이 출범하고 브라질이 간접적 협조 관계를 설정함에 따라 가능성은 다소 올랐다고 볼 수 있다.

7.이라크전쟁과 아프리카, 그리고 이란전쟁

-중동 불안정과 미국의 중동질서 재편, 그 의도와 결과

이라크전쟁은 20세기를 보내고 21세기를 열어가는 시점에서 전략 환경의 축이 이념에서 경제 중심적 국익으로 옮겨가는 현실을 그대로 적시해준 분기점이 되었다. 미국 주도의 국제질서 재편은 구소련의 붕괴 이후 이미 현실화되어 왔으나 이라크전 발발 이후 미국 주도의 국제 에너지 질서 변화와 중동질서 재편은 2004~2005년에 더욱 가시화되었다. 미국이 대이라크 확전을 통해 의도한 중동질서의 재편은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먼저 미국의 이라크 공격은 국제 에너지 질서의 통제권 확보를 위한 신호탄으로 평가할 수 있다. 이라크 공격은 중동질서 재편이라는 중간역이며, 그 다음 순서는 카스피해와 중앙아시아의 유전 및 가스 개발을 통한 수급질서의 주도권을 확보하는 것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에 대해서는 경제자원에서부터 테러 잣대에 의한 경제봉쇄,공습, 체제전복,전쟁까지 다양한 방법이 가능할 것이다. 2004년까지만 해도 아라파트 팔레스타인해방기구의장이 사망한 이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에는 평화분위기가 조성되는 방향으로 틀을 잡고 있었다. 또한 리비아의 핵개발 포기 선언,시리아군의 레바논 철수, 이집트와 사우디아라비아의 민주 선거 등은 잠재적인 난제들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대중동구상의 일정 부분 가시적인 성과였다. 그러나 2005년 이란에서 강경파 아흐마디네자드 대통령이 당선되면서 중동질서에 대한 미국의 구상은 근본적인 수정을 필요로 하는 상황에 봉착하였다. 부시행정부가 이란의 정권교체를 갈망하고 있다는 증거는 빈번하게 드러나고 있다. 또한 아프가니스탄에서 북부동맹을 이용한 것과 같이 현재 이라크에 있는 반정부 민병대를 이란에서 활용할 의사가 있다는 이야기들이 미 고위 관리들 사이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이란 수뇌부는 부시 행정부의 이러한 인식이 가져다주는 위협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으며 이를 막기 위한 모든 조치들을 취하고 있다. 여기에서 이란과 미국 공히 오일은 매우 중요한 변수가 된다. 이란은 미국이 이란을 공격할 경우 호르무즈해협을 봉쇄할 것이라고 위협하고 있다. 2005년 3월 1일,이란은 ‘미국이 이란을 공격하면 사우디아라비아와 쿠웨이트를 위험에 빠뜨리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며, 이것은 전 중동의 석유를 위험하게 하는 것과 같은 결과이다’라고 지적하였다. 미국은 이란의 이러한 위협을 매우 신중하게 판단하고 있다. 미국 군사정보국 국장인  로웰자코비제독은 2005년 2월 16일 상원정보위원회 증언에 앞서“이란은 그리 힘들이지 않고 육·해·공군병력을 동원해 실현할 힘이 있다”라고 말한 바 있다.

-이란과 이라크의 석유자원 비중은 상향 재평가된다

‘누가 석유를 소유하는가?’라는 문제는 향후 정세 변화의 주요 변수이다. 이란이야말로‘석유정치’요인이 가장 극명하게 기능할 수 있는 국가이다. 더군다나 페르시아만의 안전을 위협할 수 있는 지정학적 위치, 잠재적인 군사적 역량, 유럽과 아시아 가운데 위치해 있다는 지정학적 이점등을 고려할 때 미래 에너지 분야에서 이란이 매우 중요한 국가로 부상할 것이란 전망은 아무리 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이란이 서방 자본이 진입하지 못한 채 신정체제하의 자원대국으로 성장하는 것은 미국으로서는 상상하기조차 싫은 시나리오일 것이다. 특히 이란의 핵개발 문제를 원천적으로 막지 못한 상태엣 페르시아만은 자칫 미국의 영향력이 현저히 감소된 가운데 이란-이라크를 축으로 유럽과 중동이 초대된 손님으로서 잔칫상을 즐기는 형국이 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 이라크의 안정화 작전이 지지부진한 이면에는 이란이 국경을 통과하는 저항세력들에게 아무런 제재를 가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도 작용하고 있음은 눈여겨볼 대목이다. 만일 중국과 이란간의 에너지 및 군사 협력이 장기간 지속되고 이란과 이라크가 시아 이슬람이란 테두리 내에서 외교적 공조체제를 갖출 경우 미국의 상황은 더욱 어렵게 된다. 미국은 당연히 치명적 안보 위협의 싹이 자라기 전에 잘라야 한다는 판단과 계획수립이 따를 테지만 현실적으로 마땅한 대안이 없다. 바로 이 점이 향후 이란과 이라크가 석유시장에서 물론 국제질서에서 더욱 큰 비중으 가질 수밖에 없는 배경이다. 현재 세계 매장량의 22% 정도를 점하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입김은 점차 약화되면서, 이라크와 이란의 입김은 탐사와 개발이 진행될수록 더 거세질 것이 분명하다. 자원전쟁의 시대에서 필요시 두 나라가 시아 이슬람이란 종교적 연결고리와 자원 보유국으로서의 공동운명을 걸고 미국과의 대립을 불사하겠다는 상황은 앞으로도 페르시아만이 여전히 피 냄새를 풍길 수 밖에 없는 곳이라는 결론을 내리게 한다.

-아프리카에서 예고된 또 다른 석유전쟁

오늘날 아프리카 대륙을 향해 몰려 들어가는 중국의 침투력은 가히 폭발적이다. 중국과 무역협정을 체결한 아프리카 국가의 수가 40개국을 넘었고 구체적인 지원 사항들을 하나하나 열거하기 시작하면 끝이 없을 지경이다. 자원 확보 면에서도 나이지리아·알제리·서아프리카 해상 유전 보유국 등 노른자위는 미국이 선점한 상태이다. 아프리카에 대한 강대국의 영향력은 그 중심이 과거 프랑스에서 미국으로 옮겨가다가 중국의 출현으로 3파전 양상으로 바뀌는 형국이다.중앙아시아에서 미국 대 중국-러시아 간의 세력 충돌이 벌어지는 사이 아프리카에서도 동맹의 재편은 가시화되고 있다.

8. 지구촌 에너지 안보지도를 그려라.

-석유 빅뱅은 미국에게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다.

분명한 것은 수요의 급증이다. 중국이 에너지의 불랙홀이라는 사실은 많이 부각되어 있지만 인도 역시 중국 못지않은 위력을 가지면서 가변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2004년 12월, 아이야르 인도 석유장관은 “새로운 유전이 발견되지 않으면 인도의 석유 매장량은 2016년경에 고갈될것이다”라고 발표하였다. 인도는 석유의 70%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데,2003~2004년 석유 수입액이 180억 달러에서 2004년 4월~2005년 3월 사이에는 240억 달러로 30%가 증가했다. 이는 수입량의 증가와 유가의 급등 두 가지 요인이 함께 포함된 것이데, 2005년의  급속한 유가 상승은 더 큰 경제적 부담을 가져올 수밖에 없었다. 이런 상황은 이도 외교를 과거와 달리 매우 공세적이고 분주하게 만들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은 잘 알려진 대로 러시아-중국-인도 간의 3국 연대이다. 그밖에도 인도·미얀마·방글라데시 등 3개국이 2005년1월에 천연가스 파이프라인 설치에 합의한 점을 들 수 있다.미얀마가 중국에게 말라키해협을 통과하지 않고 인도양으로 가는 숨통을 터주는 길목을 열었다는 점은 미국으로서는 대단히 불쾌한 대목이다. 여기에 인도까지 가세해시 공동전선을 편다는 것은 인도의 동맹정책에 불편함을 더하는 점이 분명하다. 향후 가장 활발한 생산력의 신장을 보일 수 있는 곳은 역시 이라크인데, 이미 이라크에서 흘린 피의 흔적으로 인해 친미 동맹권으로 작용할 가능성은 대단히 낮다. 다만 신생정부의 취약한 기반과 14만에 육박하는 미군의 실질적 점령상태라는 점이 낮은 수준의 협력관계를 유지시킬 뿐이다. 아무리 미국이 주 이라크라 대사를 필두로 강력한 보루를 형성한다 해도 이라크라는 국가가 정상적으로 굴러갈 2006년 이후에는 반미정서가 고조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 현실적으로 객관성을 가질 것이다. 이란과 베네수엘라,볼리비아는 아예 대놓고 반미전선에 공조한다는 지도자들의 성명을 발표한 상태이다. 다만 이란이 미국의 핵개발 압력을 피하기 위해 오일 머니를 사회 인프라 확충과 에너지 개발에 투자하면서 유럽과 중국 등 다양한 국가들에 해외 입찰의 형태로 뿌린 것이 상황진전을 더디게 하는  약발로 작용하고 있다. 고유가가 지속되는 한 이란의 이러한 행태는 지속될 것으로 보이며, 투자된 자금은 에너지 생산력의 확충으로 돌아와 몇 년 뒤에는 석유시장에서 더 큰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입지를 구축할 것이다. 이란과 이라크가 시아파중심의 연합전선을 꾀하든 말든 분명한 것은 서방 자본이 이 지역에 대한 오랜 빗장을 풀고 급속도로 진입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미국이 독식하지는 못하더라도, 중국과 유럽의 잔칫상이 될지라도 오랜 기간 닫혀 있던 이 지역에 대한 흐름이 세계화의 큰 범주에 포함되기 시작했다는 점은 큰 의미를 가진다.미국이 상당히 곤경에 처해 보이는 이 순간에도 고유가로 인한 과실의 상당 부분은 금융부분을 통해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많은 부분이 미국과 유럽의 호주머니로 들어가고 있다는 것이 정설이다. 이라크에서 정상적인 정부가 출범한 뒤에도 이런 현상은 더욱 가속화될 것이다.

-과학기술의 격차가 에너지 질서의 판도를 바꾼다.

현재 벌어지고 있는 동맹의 재편현상에서 핵심은 에너지와 무기시장의 결합이다.러시아제 무기를 구입하는 중국덕분에 러시아는 2001년부터 2004년까지 세계 무기시장의 가장 큰 손이던 미국을 제치고 최다 판매구의 입지로 올라섰다. 중국과 러시아의 방위산업 협력은 전략물자 통제에 관한 미국과 유럽의 수출금지에도 있지만, 러시아 에너지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중국의 전략적 포석도 한몫을 했다. 그렇다고 이 현상이 오래 갈 것이라고 보지는 않는다. 이미 중국은 러시아제 무기에 흥미를 잃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미국이 보유한 항공력과 해군력의 어마어마한 양적·질적 우위를 고려할 때 대칭적 무기 확보는 불가능하다. 해답은 비 대칭적 위치에 설 수 있는 무기체계의 확보이다.러시아가 개발한 장거리 초음속 미사일 등은 이란과 중국으로하여금 입맛을 다시게 하는 좋은 구매대상이다. 이미 이 분야에 대한 거래는 시작되었으며 이런 보이지 않는 의기투합이 에너지협력이라는 이름을 걸고 화려하게 지상을 수놓고 있다. 다만 언제까지 중국이 이런 어색한 관계를 유지하기에 충분한 파격저인 자금 배팅을 할 수 있을지가 미지수이다. 이란과 베네수엘라,중국과 베네수엘라가 긴밀한 공동보조를 취하는 것도 자연적인 현상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이런 현상은 중국이 미얀마에 대해 적극적으로 투자하는 것과 같은 지정학적 밀착성을 갖고 있지 못하다. 오일강국에 비해 과학기술 수준이 현저희 뒤져 있는 중동은 기름을 팔아 더 비싼 소비재를 구입하는 기막히는 현실에 점차 당혹해 하기 시작한다. 카스피해를 중심으로 중앙아시아에 이르는 신흥 에너지 부국들도 장밋빛 청사진을 접고 급속한 전략 수정을 해나가기 시작할 것이다. 푸틴 집권 이후 에너지 강국으로서 유입된 자본을 군사력과 과학기술 발전에 투자한 러시아만이 변화하는 시대에서 그나마 급락을 면하면서 나름대로의 대응책을 세울 수 있을 것이다. 변화의 요체는 석유자원이 부족한 시대에 희소성의 가치를 한껏 즐기려던 국가발전 전략에서 벗어나 자원의 가치가 사라지기전에 사회 전반의 발전 정도를 높이자는 방향으로 움직이게 될 것이다

-고유가 시대의 종식과 에너지 기술 패권의 등장

두바이유 기준으로 60달러대를 넘나드는 2006년 상황은 불과 2~3년 전만 해도 상상하기 어려운 것이었다.그리 길지 않은 시간이 흐르는 동안 우리는 그 황당한 현상을 지극히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여기고 있다.  고유가에 진정으로 비명을 지르는 국가들은 아시아권에 편재되어 있고 미국은 엄살만 피우는 격이다. 한편으로는 경제에 주름진다고 한숨쉬지만 과실의 상당부문은 금융권으로 빨아들이는 구조를 즐기고 있다. 오일 머니를 공개적인 해외 입찰을 통해 흡수하는 구조까지를 포함하는 지상과 지하에서 고유가의 과실을 향유하는 것은 서방진영이다. 발달된 산업구조로 인해 고유가의 부담을 수출부분에 얹어내는 결제구조도 한몫을 한다. 한마디로 체질이 다르다는 걸 결과로 증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