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돌아간 조판동 이야기
입돌아간 조판동 이야기
글 : 가을닭
다음은 조판동을 데리고 보신 공사를 통해 이 공사의 참 뜻이 무엇인지 살펴보겠습니다.
이 공사 내용은 을사년(乙巳,1905년)에 보셨고 도전 9편 56장, 57장, 58장에 실려 있는 대단히 긴 내용으로 이어져 있습니다.
잣을 올리려고 왔다가 입이 돌아간 판동
1 을사(乙巳 : 道紀 35, 1905)년 봄에 함열(咸悅)에 사는 조판동이 상제님의 신성하심을 듣고 잣 두 되를 까 백지로 세 겹을 싸서 가져오거늘
2 상제님께서 판동에게 “네 부친은 있느냐?” 하고 물으시니 판동이 ‘부친? 부친이 무엇인가?’ 하고 생각하다가
3 대답이 궁색하여 말하기를 “뒷간에 가면 똥 치우는 것은 있어요.” 하니라.
4 상제님께서 “야, 이놈아! 뒷간의 부추리가 네 아버지냐? 내가 네 아비를 물었지. 어디 뒷간에 가서 네 아비 좀 데려오니라 어디 있느냐?
5 에이, 이놈. 네가 나이를 먹었어도 헛나이를 먹었으니 나를 섬기겠느냐!” 하고 호통치시며 뺨을 한 대 때리시니 판동의 입이 돌아가서 귀에 가 붙는지라
6 판동이 당황하여 수건으로 입을 가리며 “아이고, 집을 어찌 갈까! 나를 보고 내가 아니라고 하면 어쩔꼬?” 하고 울먹이거늘
7 호연이 안쓰러워 “저 사람 입 좀 바로잡아 주세요.” 하니 “돌아간 걸 어떻게 바로잡느냐?” 하시며 들어주지 않으시니라.
이 배워 먹지 못한 놈아
8 이에 호연이 판동에게 다가가 “가져온 잣을 내드리세요.” 하고 넌지시 일러 주니
9 판동이 손을 여러 번 씻은 후에 양손을 조롱박 모양으로 벌리고 잣을 가져다가 올리며 “이놈 좀 잡수어 보십시오.” 하거늘
10 상제님께서 “네 손을 베어 먹으랴, 이 배워 먹지 못한 놈아!” 하고 꾸중하시니라.
11 판동이 계속되는 상제님의 꾸중에 어찌할 바를 몰라 그저 우두커니 서 있는데
12 호연이 뒷춤에 종발을 숨기고 다가가 살며시 건네며 “어른께 드리는데 어떻게 손에다 갖다 드리는 수가 있어요?” 하고 속삭이니
13 판동이 정신을 가다듬고 잣을 종발에 담아서 올리거늘
14 상제님께서 이를 받으시며 “우리 호연이가 가르쳐 줘서 네가 그릇에 담아 왔지, 이 배우지 못한 놈아!” 하시니 순간 판동의 입이 감쪽같이 제자리로 돌아오니라.
(증산도 道典 9편 56장)
상제님께서 조판동에게 나이를 먹어도 헛 먹었다고 호통을 치십니다.
태상종도사님과 종도사님의 교육을 수수 천시간 만시간을 받았지만 그 말씀의 경계와 심법을 알지 못하고 배워 먹지 못한(?) 분들이 있습니다. 무엇이 정의인지, 무엇이 예의인지, 무엇이 옿은지 무엇이 그른지를 모르는 사람들입니다.
판동에게 부를 그려 주심
1 잠시 후 판동은 돌아가고 상제님께서 판동이 올린 잣을 잡숫고 계시니
2 호연이 옆에 와서 “그 사람 입은 비틀더니 먹기는 잘 먹네. 나도 좀 주세요.” 하거늘
3 상제님께서 “내 입에서 냄새나 맡어라. 하~” 하며 호연을 향해 입김을 부시니라.
4 호연이 “아이고, 입내!” 하며 손으로 코를 막으니 상제님께서 “나 담배 안 먹어.” 하시거늘
5 “담배 먹는다고 그래요? 뭐 먹으면 잇새에서 냄새 나니까 그러지.” 하고 뾰로통하게 말하니라.
6 이에 상제님께서 호연에게 와락 달려드시며 “아이고, 냄새 나냐?” 하시니
7 호연이 밀쳐 내며 “그 사람 돈도 없고만 노자나 좀 주세요.” 하거늘 “있는지 없는지 네가 어찌 아냐?” 하고 물으시니라.
8 호연이 “내가 보니까 하나도 없어. 얼마를 걸어가야 하는데 배고파서 쓰겠어요?
9 그렇지 않으면 가다가 밥 좀 생기게 해 주든지. 내가 가서 어찌하라고 시키게.” 하니 상제님께서 부(符)를 하나 그려 주시거늘
10 의아한 얼굴로 “이것이 어떻게 밥이 돼요?” 하매 “주기만 해라.” 하시니라.
어떻게 하는지 보려고 그런다
11 호연이 저만치 가고 있는 판동을 뒤쫓아가며 “여보시오!” 하고 이리 오라는 손짓을 하니 판동이 막 뛰어오거늘
12 상제님께서 그려 주신 부를 전하며 말하기를 “선생님이 이것을 주시면서 ‘판동이 가다가 밥도 먹을 수 없고 배고파서 못 가니, 가다가 밥 생기면 먹으라.’고 하셨어요.” 하니라.
13 판동이 부를 이리저리 살펴보더니 “이것이 무슨 밥이 될까?” 하며 별 반가운 기색 없이 그냥 돌아서서 가거늘
14 상제님께서 종이를 대롱처럼 말아서 이 광경을 보시다가 호연이 방에 들어서매 “에이, 저놈 뺏어 버릴까나!
15 ‘그 어른이 주더냐.’고 반갑게 안 여기고, 빌어먹을 놈! 그놈 없애 버릴까나, 어쩔까나!” 하시니라.
16 이에 호연이 “어찌 멍청한 것을 눈을 틔워 주지 못하고 그래요?” 하니
17 말씀하시기를 “그놈 말 본새가 못써. 말 한마디에 천냥 빚도 가리는 것인데 말을 정떨어지게 한다.” 하시거늘
18 호연이 “그것을 뭣하러 엿봐요? 줘 놓고서 뭐라고 하는가 엿보는 것도 큰 죄예요.” 하매
19 말씀하시기를 “내가 엿봤간디? 그놈이 어떻게 하는지 보니라고 그러지.” 하시니라.
(증산도 道典 9편 57장)
이것 참말로 잘 두어야겠다
1 저녁이 되어 상제님께서 “저놈 봐라, 저놈!” 하시니 호연이 “왜? 뭣을 그래요? 나 좀 보여 줘!” 하고 조르거늘
2 상제님께서 호연에게 종이말이의 맞은편을 들여다보게 하시며 “내 눈하고 네 눈하고 똑같이 보여라, 잉!” 하시니 눈앞에 판동이 길 가는 광경이 펼쳐지니라.
3 날이 저물어 길은 보이지 않고, 배가 고파 더 이상 갈 수도 없는데 집은 아직도 멀어 막막하기만 하므로
4 판동이 “밥 생긴다고 하더니 밥도 안 생기고 어쩔까?” 하고 탄식하며 울고 있거늘
5 상제님께서는 재미있다고 계속 웃기만 하시는지라 호연이 보다 못해 “아이고, 좀 살려 주세요!” 하고 부탁을 드리니 순간 초가집과 김이 모락모락 나는 밥이 생기더라.
6 이에 판동이 맨손으로 밥을 허겁지겁 먹으며 ‘어찌 된 영문인가?’ 하고 연신 두리번거리거늘
7 이 모습을 지켜보시던 상제님께서 “저놈, 난데없는 밥 생겨서 먹는 것 좀 봐라.” 하고 빙그레 웃으시니라.
8 판동이 밥을 다 먹으매 문득 길이 훤하게 밝아 오거늘 그제야 부를 꺼내어 보며
9 “이것 참말로 잘 두어야겠다. 가다가 밥도 생기고 한다더니, 아이고 좋아라! 감사합니다, 참말로 감사합니다.” 하며 여러 차례 절을 한 후에
10 소매에 넣어 보고 앞섶에도 넣어 보고, 또 골마리에도 넣어 보고, 연신 더듬어가며 즐거워 어쩔 줄을 모르더라.
11 상제님께서 이를 지켜보시다가 신명에게 명하시어 “그 부를 빼 오라.” 하시니 금세 가져오거늘
12 호연은 판동이 그토록 진귀하게 여기던 부가 없어져 얼마나 애타게 찾을까를 생각하니 자꾸만 웃음이 나더라.
(증산도 道典 9편 58장)
조판동이 상제님이 내려주신 부의 진가를 알았을 때는 그 심법을 보시고 신명에게 명하시여 부를 다시 뺏어 오십니다. 왜 그러실까요? 상제님의 도를 전수 할 수 있는 심법과 기본도 안 되거니와 더더욱 조화권을 열어 줄 수 있는 존재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어린 아이에게 날카로운 칼을 내 줄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어른이나 요리사에게는 칼이 유용하지만 어린 아이에게는 감당이 안되는 위험한 물건인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상제님의 시험에서 조판동의 수준으로 상제님의 조화권이 감당이 안 되듯, 난법의 심법과 정신세계 수준으로는 상제님 조화권을 받을 수도 없고 감당도 안 되는 것입니다. 단지 그들이 개심하고 바른 신앙으로 돌아오지 않는다면 조판동처럼 그 진가를 안 후 에는 늦는 것이며 여동빈의 고사처럼 간 뒤에 탄식한들 무엇하겠습니까?